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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브루

[뱃른] 엽서리퀘 2020년 할로윈 기념 엽서리퀘입니다. 기다려주셔서 고마워요😘💕 1. I Hate You, You Hate Me. 리퀘스트: [너는 날 좋아하지 않잖아, 안 그래?] 어린이 할뱃 AU 아이들의 왁자함과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가 끝난 운동장은 조금은 쓸쓸해 보일 정도로 조용했다. 아이 두 명이 시간 뒤에 남아 운동장 위를 굴러다니는 매트며 공을 치우고는 있었지만 그 둘이 퍽 데면데면한 거리에서 한 마디 이야기도 없이 심통 맞은 얼굴로 꾸역꾸역 돌아다닐 뿐이어서인지 더더욱 그랬다. 할은 제가 주워서 수납통에 넣어야할 소프트볼을 무성의하게 팡 하니 차서 운동장 가장자리로 굴려 보냈다. 저쯤에서 발야구 때 사용한 매트를 치우는 중인 브루스는 할이 한 행동을 알아차린 듯 했지만 그저 귀찮은지 제 할 일에만 코를 .. 더보기
[뎀브루] Ode to My Father ※폭력이 묘사되며 날조가 심합니다. ※제목은 크랜베리스의 'Ode to my family'에서 가져왔습니다. 얼굴에 마스크를 뒤집어쓰거나 오색이 요란한 괴짜들에게 더 이상은 좌지우지되지 않겠다며 새로이 부임한 시장이 야심만만하게 ‘네오’라는 단어씩이나 앞머리에 붙인 도시에서 과거에는 하루라도 그 이름이 가십지나 언론에 오르지 않는다면 서운할 유명인사가 오랜 지병이었던 심장병으로 세상을 뜨고 젊은 시절의 명성이 무색할 만큼 초라하고 쓸쓸한 장례를 치른 지가 이제 반 년 쯤이 지나갈까 한다. 하지만 네오고담을 운운했던 시장 맥캐넌이 약물남용과 마피아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나 임기를 못 채운 채 퇴임하였듯이 이 도시의 밤은 언제나 그렇듯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와 드문드문 터져 나오는 총성으로 얼룩져있었으며 사이사이.. 더보기
[뎀브루] Tranquilizer 무거운 발소리가 벽에 부딪혀 제 스스로를 마중하듯 돌아온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박쥐가 자신의 기척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장소라 하면 바로 이곳, 자기 집 정도다. 데미안은 몸 곳곳에 피 냄새를 짊어진 채 눈이 아프게 환한 모니터 앞으로 다가간다. 커다란 화면에는 이 도시의 안 좋은 소식들이 지치지도 않고 줄을 서서 흐르고 있다. 카울과 장갑을 벗어 컨트롤러 위에 아무렇게나 던진 뒤 털썩하고 의자 위에 주저앉았다. 그 사소한 충격으로 겨우 피가 멎은 옆구리가 지잉 하니 울렸다. 야옹— 데미안의 발치로 가느다란 짐승의 울음소리가 다가왔다. “알프레드.” 데미안의 답변에 고양이는 폴짝하고 가볍게 튀어 무릎 위로 올라왔다. 몇 번 제자리걸음을 하던 알프레드는 이윽고 안정적인 위치를 찾았는지 만족스런 표정으로 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