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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뱃

[숲뱃] Oh, My Hero!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숲뱃] 이번 해피밀에 슈퍼맨이 없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숲뱃] Shall We Dance? 숲뱃 전력 60분, “나와 춤추지 않겠어?” 무덤 속처럼 고요한 만찬의 끝에 남자가 오랜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다만 내밀어진 검은 장갑을 낀 손은 이론(異論)을 허용하지 않듯 올곧게 브루스를 향해왔다. 그것이 그의 붉은 시선과도 참 닮았다고 생각한다. “저와 한 곡 추시겠어요?” 스몰빌에 위치한 고즈넉한 그의 부모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한 날이 불현 듯 떠올랐다. 식사에 술을 곁들이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도 그날은 벌써 이유도 흐릿해져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아니면 굳이 지금 그것을 상기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어서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모두가 제법 들뜨고 기뻤던 날이어서, 보통은 밤 일정을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브루스조차도 달콤한 와인 몇 잔에 기분 좋은 홍조가.. 더보기
[숲뱃] Have We Met Before 숲뱃 전력 60분, 과 “우리 본 적 있던가요?” 갸웃하고 무구하게 고개를 기울인 브루스 웨인은 설탕이 녹듯 사르르 눈웃음을 띄고서 매끈하게 잘 빼 입은 저와는 정반대로 두꺼운 뿔테안경을 쓰고 제 덩치보다도 커서 부해 보이는 양복차림의 촌스러운 기자에게 묻는다. 요즘 시대에 레코더도 아닌 수첩을 손에 쥐고 “웨인 씨.” 하고 그를 불러 세운 클락은 몰래 폭 한숨을 쉬었고 그 찰나에 맑은 벽안이 반짝하고 장난기 어린 빛이 났다. 외계로부터 와서 이 노란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행성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강한 힘을 지닌 슈퍼맨이란 크고 작은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누구나가 손을 들어 부르는 존재이지만 클락 켄트는 박애주의를 표방한 한량(인 척하는) 부잣집 도련님에게 누구시냐는 말도 듣고 일이 없.. 더보기
[숲뱃] SuperBat Rises ※더배트맨 기반 연상숲/연하뱃, SuperBat Begins(https://sowhat42.tistory.com/120)에서 이어짐 ※22년도 7월 배포본으로 제작했던 내용 웹발행 지구의 자전이 태양을 저 반대편으로 밀어내는 시각, 클락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건이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집을 향해가기로 마음먹는다. 그전에 클락은 메트로폴리스로 돌아가기보다 먼저 대서양까지 나온 김에 제 친구(클락이 생각키로)가 있을 섬도시를 습관처럼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도시의 마천루 꼭대기의 고즈넉한 가장자리에 그는, 배트맨은 고요히 서있다. 비록 고담 상공에 나타난 슈퍼맨의 망토자락을 발견하자 수시로 잔소리에 시달려 진절머리라도 난 사람처럼 인상을 꾹 쓰기는 했지만 클락에게는 저도 알지 못 했던 짓궂은 면이.. 더보기
[숲뱃] SuperBat Begins ※더배트맨 기반(이지만 매우 빈약한)의 연상숲x연하뱃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몰아붙이다간 죽고 말텐데?” 팔을 타고 어깨근육에 팽팽하게 가해지던 하중이 눈 깜빡할 사이에 없어진다 싶더니 브루스의 머리 위로 점잖은 목소리가 떨어졌다. 비어버린 손을 한 번 보고 고개를 들면 어두운 밤하늘 속에서도 선명하게 너풀거리는 붉은 망토를 두른 히어로가 배트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큰 소리가 아니었음에도 강한 울림이 있는 음성에 브루스는 눈을 가늘게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천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듯 한 조각상 같은 얼굴과 이 행성의 중력 따위는 아랑곳없이 부유하는 부츠 끝까지 배트맨의 렌즈 속에 세세하게 기록될 만큼 관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저 속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가늠이 쉬이 되지 않는 밤 짐승을 형상.. 더보기
[숲뱃] 하루 아침 바깥은 제법 밝았는데도 손님의 요구를 반영하여 설치된 두터운 커튼이 햇빛을 전부 끌어안아 방 안은 달콤한 피로가 묵직하게 깔려있다. 아침이 온 것을 알고 깨어난 지는 제법 되었지만 옆에서 들려오는 새근새근한 숨소리를 헤아리다보니 때는 벌써 클락이 출근을 해야 할 시간에 가깝다. 폭신한 베개에 머리를 묻고 일어날 기색이 없는 브루스의 왼쪽 뺨에 꾸욱 하니 도장이라도 찍듯 뽀뽀를 한 클락은 평소보다 빠른 동작으로 욕실과 드레스룸을 스쳐 출근 준비를 했다. 되도록 일어나자마자 따끈따끈하게 차려진 아침밥을 함께한다면 좋겠지만 끼니보다도 수면을 택하며 앵돌아지듯 이불 도롱이 속으로 꾸역꾸역 숨어버릴 손님의 성정을 생각해서 아쉬운 대로 그가 데워 먹을 수 있는 요깃거리를 차려놓았다. 다시 후다닥 침실로 돌아온.. 더보기
[숲뱃] 내가 아는 당신 ※DCEU 설정입니다. 대충 연하클락, 연상브루스 클락으로서는 선뜻 이해가 안 되는(원리적인 측면보다 근본적인 면에 있어) 장비들을 작업탁자에 죽 늘어놓은 채 쇳조각들을 만지작거리며 헝겊으로 닦고 연마기에 대어 갈기도 하며 브루스 웨인은 제 도구들을 정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런 그를 클락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의자에 앉아 구부정하게 몸을 구부려 책상에 기대어 뚱하니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제 이런 광경이 별난 것이 아니 게 된지도 날이 제법 되었다. 클락은 손으로 제 뺨을 받친 채 성의 없이 근처에 놓여있던 신문조각을 대충 뒤적여보다가 픽 하니 코웃음을 치며 손가락을 튕겨 얄팍한 종잇장을 저쯤으로 치워냈다. 곁에 있는 사람이 그러건 말건 브루스는 설치된 돋보기 렌즈에 얼굴을 가져간 채 실린더의.. 더보기
#아무말선택지_뱃른 남자는 눈을떴다. 그의 시선에 >낯선 장소가 들어온다. 채 풀리지 못한 피로탓인지 고요함에도 귀가 아리다. >마치 쉬라는듯 주위는 얇은 천이 둘러져있다. 축 늘어지는 몸을 억지로라도 일으켜 앉아본다. 그 인기척을 알아채기라도 한 것처럼 누군가가 천을 조용히 들추었다. >"몸은 어때?" 청년이 묻는다. 피로는 익숙한 통증처럼 온몸을 간질였지만 브루스는 그저 설게 고개를 끄덕였다. >삐땃하게 선 청년이 마뜩잖은듯 브루스를 본다. 브루스는 그의 시선에 조금 멋쩍어졌다. >무언가 말하려 해보지만 발성이 되지 않는다. 몇 번 아아하고 목에 손을 대고 시도해보지만 역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걸 지켜보던 청년이 듣기에 뾰로통하게 말했다. >"말하려 하지 마." 청년은 브루스 옆으로 다가와서 외상없는 목주변을 눈.. 더보기
[숲뱃] Moriae Encomium ※숲뱃 7대죄악 합작에 '오만'으로 참여했던 글입니다. ※루님과 트위터에서 나누었던 타래를 기반으로 써진 글입니다. 신의 혼례가 있는 날에는 고독하리만치 새하얗던 신전을 경사로움을 알리는 붉은 비단이 장식했다. 제 신의 경사를 축복하기 위해 기특하게 몰려온 신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숨 한 톨 허투루 쉬지 않아 고요했는데 그 적막을 나풀나풀 흩날리는 붉은 천의 물결이 시각적으로나마 채워주었다. 칼엘의 부름을 기다리면서 브루스는 제 손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세상의 침묵을 들었다. 햇빛마저 미끄러져 나가버리는 피부는 생을 얻지 못한 석고상 같았고 그마저도 얇은 밤하늘과 같은 기다란 베일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씌워져서 브루스의 몸뚱이는 마치 이 세상에서 똑 떨어진 조각으로 보였다. 꼭 외계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