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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롱할로윈

[숲뱃] 롱할로윈 (3/6?) 판타지au 입니다. 전에 있었던 이야기) 1> http://sowhat42.tistory.com/58 2> http://sowhat42.tistory.com/82 어둠이 두터운 장막을 내릴 즈음 도시의 후미진 곳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야시장이 열린다. 사실 말이 좋아 야시장이지 이때 이루어지는 거래의 내역들을 살펴보자면 독초는 예사이고 저주받은 유물이나 혹은 저주 그 자체, 인격체를 포함한 온갖 생물들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다. 그러니 말을 바로하자면 야시장이 아니라 암시장인 셈이다. 빛이 없는 곳에서는 더더욱 본능에 거침없어지는 건지, 아니면 빛이 그나마 두려움을 되새겨주는 건지는 알 수 없다. 물론 고담이 낮이라고 해서 안전한 장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밤의 도시와 비교하자면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 더보기
[숲뱃] 롱할로윈 (2/6) 판타지au 입니다. 전에 있었던 이야기) 1/6 http://sowhat42.tistory.com/58 네 어머니의 피를―… 클락은 움칫 어깨를 털며 선잠에서 깬다. 아직 눈을 뜨지 않아 시야가 눈꺼풀로 덮여있지만 아침이 제법 밝은 것은 알 수 있었다. 이제 이른 공기는 퍽 싸늘해서 클락은 반사적으로 소파 위에 누운 몸을 바짝 웅크렸다. 추위도, 더위도 딱히 클락에게 위협이 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클락이 기온의 변화에마저 둔감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클락은 다른 어느 생물들보다도 섬세하게 그런 변화들을 감지하곤 했다. 그리고 그에 적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클락이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갖추어온 생활의 양식이었다. 자, 이제 날이 밝았으니 어쩌면 좋을까. 설명해야하는 것도 있었.. 더보기
[숲뱃] 롱할로윈 (1/6) 어둑한 숲은 강물의 냄새가 짙게 밴 안개로 덮여있다. 풀벌레들조차 제 울음소리를 삼가는 숲은 달이 나오지 않은 밤의 장막 속에서 적막하다. 클락이 마른 잎과 떨어진 나뭇가지를 파스락파스락 밟을 때마다 걸음걸음이 유독 도드라졌다. 클락이 강을 건너 고담에 다다랐을 때는 해가 저문 지 한참은 지난 때였다. 클락은 머릿속에서 길을 떠올리며 도심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나루터에 있는 단 하나뿐인 여인숙의 입구 앞 의자에 삐딱하니 앉아있는 용병과 입씨름을 하던 주인이 클락을 불러 세웠다. 들어와 보라는 그의 손짓에 따라 클락은 길도 확인할 겸 여인숙으로 들어섰다. 잠시 바닥에 짐을 내려놓은 클락은 제 주머니 안에 구겨져 있던 지도를 꾸물꾸물 펴고 어둑하게 밝힌 실내 촛불 아래서 그것을 짚으며 주인에게 제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