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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뱃

[뱃른] 엽서리퀘 3건 당신을 기다리는 밤 커플링: 슈퍼맨/배트맨 for. 헤일리님 새벽의 어스름을 동쪽에서 햇빛이 들어 올릴 때면 남자는 마치 제 온몸의 혈관을 따라 잔 전기가 들끓는 듯이 간지럽게 활기가 샘솟아 이윽고 너무나도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밖에 없노라 고백했다. 어느 날인가 바지런히 출근을 준비하는 클락이 얄미운지 야속한지해서 졸음이 퉁퉁 부어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브루스가 심통을 부리자 커튼을 잘 닫아주며 속삭여주었던 말이었다. 이 태양계의 노란 태양이 저물지 않는 한(어쩌면 설령 이 항성계가 망한다고 해도 다른 항성의 광선이 또 그와 비슷한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클락은 그가 지치다고 인지했든 말았든 늘 에너지로 가득 차있을 테다. 그것이 이제껏 단 한 번도 부러웠던 적이 없었노라고 한다면 거.. 더보기
[숲뱃] 기쁘다, 구주오셨네 로드 세계관 이후의 6차원 숲/오메가 블블님 리퀘스트[둘이 로드였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났을 때 돌아온 화골숲을 보고오메가가 무너지듯 울면서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장면] 시축이 얽히고설켜 하나의 점으로 정지해버린 곳에 나이든 박쥐는 유폐되었다. 아직 남자의 감각이 온전한 것이 맞다고 한다면 뜨여있을 제 두 눈동자의 망막을 좀먹을 듯 깊게 퍼지는 암흑 속에서 브루스는 극도의 폐쇄감과 동시에 무중력 상태에 가까운 부유감을 느꼈다. 통증을 달고 살기 시작한 나이든 몸뚱이가 그가 친숙하다 여겼던 어둠에 짓눌리어 곤죽이 되어버리는 것 같았고, 갈기갈기 찢겨져 여기저기 자신의 것이었던 고깃덩어리들이 산재하는 것도 같았다. 예전에 실험체를 자처하여 들어갔던 구덩이보다도 더 지독한 암흑이 브루스의 시신경을 시작해서 모든.. 더보기
[뱃른] 엽서리퀘 2020년 할로윈 기념 엽서리퀘입니다. 기다려주셔서 고마워요😘💕 1. I Hate You, You Hate Me. 리퀘스트: [너는 날 좋아하지 않잖아, 안 그래?] 어린이 할뱃 AU 아이들의 왁자함과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가 끝난 운동장은 조금은 쓸쓸해 보일 정도로 조용했다. 아이 두 명이 시간 뒤에 남아 운동장 위를 굴러다니는 매트며 공을 치우고는 있었지만 그 둘이 퍽 데면데면한 거리에서 한 마디 이야기도 없이 심통 맞은 얼굴로 꾸역꾸역 돌아다닐 뿐이어서인지 더더욱 그랬다. 할은 제가 주워서 수납통에 넣어야할 소프트볼을 무성의하게 팡 하니 차서 운동장 가장자리로 굴려 보냈다. 저쯤에서 발야구 때 사용한 매트를 치우는 중인 브루스는 할이 한 행동을 알아차린 듯 했지만 그저 귀찮은지 제 할 일에만 코를 .. 더보기
[숲뱃] 겁쟁이가 사랑을 고백할 때 챱님 리퀘스트 ['더 멋있게 고백하려고 했단 말이야 방금 전 고백은 무효야!' 같은 느낌의 포카포카 귀여운 숲뱃]에서 나온 글입니다. ...방향이 초큼 많이 틀어져버렸어요☞☜ “사귈까?” 그 순간 온 세상은 침묵을 일관한다. 브루스는 자신이 꺼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애꿎은 눈을 깜빡였고 클락은 안경너머에서 더욱 선명하게 눈동자를 동그랗게 할 뿐이다. 그래, 저 눈동자. 브루스는 괜히 속으로 혀를 차며 투덜거려본다, 모든 것은 저 남자의 눈동자가 너무나 빛났기 때문이라고. 클락과 브루스가 이렇게 서로의 맨 얼굴을 마주한 것은 사흘이 모자란 넉 달만의 일이었다. 슈퍼맨의 도움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지구 곳곳 어디에서나, 저 대기권 너머에서조차 요구되는 것이었고 거기다가 성실한 봉급쟁이로서 클락은 최근.. 더보기
[숲뱃] 우로보로스 체이스님 리퀘스트 리그숲/로드뱃 이야기입니다. "과거를 사랑할 수는 없지." 짧게 시선을 아래로 떨군 남자의 말은 그만의 것이 되어 싱겁게 끝이 났다. 불연속적인 공간과 공간을 이은 틈새에서 빛이 쏟아지며 강한 태양으로 색 바랜 박쥐를 살라먹을 듯했다. 로드 배트맨은 미련 한 점 시름 한 끝 없이 그 빛을 타고 저기 수많은 우주들 중에 있는 자신의 세계로 걸어 나갔다. 포털이 닫힌 공간에는 차게 식은 어둠만이 길게 남았다. 슈퍼맨은 아직 눈에 박힐 듯 남은 빛과 빛 위에 새겨진 그림자가 어른거려서 얼굴을 떨어뜨리고 땅 위를 딛고 선 자신의 빨간 부츠 끝을 보았다. 유독 어색한 제 발밑을 향해 고개를 숙인 그는 마치 묵념을 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노란 태양 아래 생존하고 있는 크립토니안으로서는 상당히 번거.. 더보기
[숲뱃] Found You 순대뱃른전력: 양념장-와사비(초록색에 먹으면 눈물나고 찡해지는 것이 크립토나이트가 생각나서 클락을 떠올렸습니다.) ※ 욕설, 폭력이 묘사 됩니다. 지하실은 벽에 칠해진 쨍하니 고운 노란색 페인트로 기묘하리만치 밝았다. 뼈는 굵었지만 웅크린 어깨 때문인지 왜소해 보이는 소년은 마찬가지로 페인트에 푹 담갔다 빼어낸 옷을 입고 있었다. 소년이 작게 움직일 때면 페인트 부스러기들이 떨어져 나왔고 코끝에는 시큼하면서도 묘하게 달콤한 냄새가 감돌아 속이 울렁거렸다. 소년은 준비해온 머그컵 안에 적정양의 초록빛 광석 가루를 담고 그 위로 물을 부어 막대로 휘휘 저었다. 1초, 1초... 시간에 맞추어 태양이 기울어갈 때마다 소년의 몸은 죽음과 닿아서 비명을 질렀다. 냄새 때문인지 몸이 약물을 먹은 뒤의 반응을 기억하.. 더보기
[숲뱃, 할뱃, 슨뱃] 트위터에 올렸던 단문, 썰 2016. 2. 29.) 브루스의 선이 선명한 손이 클락의 뺨을 천천히 감쌌다. 브루스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그의 탄탄한 배 위에 이마를 부비던 클락이 고개를 들었다. 잘 손질된 엄지손가락이 짙은 눈썹을 결에 따라 미간에서 관자놀이 방향으로 쓸었다. 조용한 숨소리가 편안하다. 조심스러운 손가락이 이제 클락의 귓가에 닿았다. 무른 뼈가 그리는 오밀조밀한 귓바퀴를 덧그리던 손은 도톰한 귓불을 주물렀다. 그러다 귓불과 턱뼈의 끝이 맞닿은 지점으로 손이 내려오며 턱 선을 따라왔다. 클락은 마치 손길을 좋아하는 강아지처럼 브루스에게 턱을 들어보였다. 단단한 뼈와 상대적으로 여린 살이 이루는 경계를 브루스는 새삼스럽게 가늠했다. 손끝으로 올록볼록 클락의 턱을 만지던 브루스의 손이 클락의 얼굴을 떠났다. 눈을 감고 .. 더보기
숲뱃 떠돌이별 책 7월 30일 발송하였습니다. 통판 종료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D ◇떠돌이 별 규격: A5 형태: 떡제본 표지: 랑데뷰+코팅(유광/무광 랜덤으로 부탁드렸습니다.) 날개: 있음 본문: 미색모조100g 페이지: 332페이지(표제지 등 공백용지 포함) 글자수: 본문 202,872자 정도 ◇그들의 낙원 규격: A5 형태: 중철제본 표지: 갈색 크라프트 본문: 미색모조100g 페이지: 28페이지(표제지 등 공백용지 포함) 글자수: 본문 16,993자 정도 트윗롱거에 썼던 것 복붙+약간 덧붙임) 크기: a5 떡제본 표지: 랑데뷰+아마도 유광코팅+날개 무광은 차분한 분위기가 난다고 해서 해보고 싶었는데, 흰바탕에 색 들어간 이미지가 얼마 없기는 해도 그러데이션? 그런 색감이라서 유광으로 해야.. 더보기
[숲뱃] Home sweet home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숲뱃] And they will live happily ever after 늙숲늙뱃 이야기입니다, 결혼 판타지가 가미됩니다. 회귀(http://sowhat42.tistory.com/86) - Will you(http://sowhat42.tistory.com/80) - 이번 이야기, 순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쪽(https://znfnxh2.postype.com/post/2020116)은 성인글 버전입니다. “우리는 끝을 지고 있으면서도 영원을 이야기합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허상이라 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허무라 하지요.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우리가 그것을 감히 입에 담는다는 것이 기꺼이 꿈꾸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의 양식과 가치는 그런 무모한 부토에서부터 피어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두 사람을 잇는 길의 끝에서 다이애나가 부드럽지만 힘 있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