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뱃 썸네일형 리스트형 [알피뱃, 조뱃] 상실 DCEU 로빈이 죽은 후의 이야기 먼지 낀 햇살이 관 속에 누운 이의 앳된 얼굴을 창백하게 어루만졌다. 저 평온을 가장하기 위해서 그의 양아버지와 집사는 결코 아물지 않을 피부를 꿰매고, 터진 상처를 덧씌우며, 부러진 뼈들을 모았다. 하얀 국화가 채 마르지 않은 약품의 냄새를 감싸며 내려앉았다. 울음 섞인 애도도, 억울함의 호소도, 분노에 찬 고함도 없이 나이 든 신부가 조곤조곤 읽어 내리는 성경의 구절만이 가는 이를 배웅했다. 흙 한줌의 냄새는 눈물의 짭짤함과 닮았다. 그렇게, 로빈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개일 줄을 모르는 어둔 밤. 사내 대여섯이 허름한 선술집에 모여 피 묻은 돈으로 포커를 치고 있었다. 눅눅한 담배연기로 자욱한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몰고 들어온 것은 그 몸에 축축한 흙의 냄새가 가시지..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