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긋난 아이야, 하늘을 보지 마렴. 그곳은 너무 자유로워 그만 마음을 잃곤 한단다. 아이야, 콘크리트 아래 갇힌 땅을 보렴. 숨 한 점 들지 않는 그곳은 아무것도 없어 안전하단다. 빛 한 점 보지 말고, 바람 소리 하나 듣지 마렴. 조용히, 아주 조용히 숨을 쉬렴. 여린 가슴을 지닌 네가 걱정이다. 산다는 건 깊은 뜻이 있는 게 아니란다. 마음도, 영혼도 그저 멋들어진 시구일 뿐이야. 이곳은 네 콩콩 뛰는 심장도, 팔딱이는 허파도, 언제나 바쁜 머리도, 생생한 혈관도, 그 무엇도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없는 곳이란다. 아이야, 그 날의 슬픔도 그 때의 아픔도 그 시절의 무서움도 전부 오직 너만 가리키며 비웃는다. 아이야, 아이야. 텅 빈 가슴을 가지렴.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야. 사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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