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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부부(마사&토마스)] M takes a mistake

※다크나이트 오브 스틸 #1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불륜을 소재로 한 이야기 입니다
※궁정물? 이런 소재에 익숙지 않아 문체가 평소보다 더욱 어색합니다
※내 안의 디씨가 강한 글러 탓에 원작 왜곡과 파괴가 심합니다


달빛의 어스름마저 없는 장막 같은 밤이었더랬다. 그림자의 이불을 덮고 성곽도 잠이 들어버린 시각에 웨인 공작부인은 새벽의 이슬이 내려앉은 듯 물기가 남은 머리카락을 하고 얇고 기다란 잠옷만을 걸친 채로 복도를 걸어갔다. 야심한 중에 공작부인의 허술한 차림은 어딘가 처연하고 안식을 잃은 유령처럼 창백하게 보였지만 그의 반듯한 허리와 다부진 걸음걸이에서는 운명을 지어가는 자의 고집이 엿보였다. 신뢰할 만한 이가 귀한 이 웨인의 성에서 아닌 중에 바깥을 거느리는 주인의 행보에 의문을 가지는 가신은 복도에 누구 하나 서있지 않아 웨인 공작부인은 스스럼없이 공작의 침실로 향해 갔다. 잠이 들어서도 바깥의 소리와 기척을 살피느라 조금은 열려있는 단단한 나무문의 틈에서 흐릿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어 방주인이 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공작부인은 똑똑, 하고 노크를 했다. 그리고 그에 답하는 목소리보다도 전에 문 앞으로 달려온 웨인 공작이 공작부인의 늦은 방문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그를 맞이했다.

"부인? 이 시간에 어찌된 일이지요? 무슨 일이라도 있소?"

공작은 자신이 두르고 있던 로브를 공작부인의 어깨에 둘러주고 서둘러 그를 방 안으로 들이며 물었다. 남편이 둘러준 짙은 남색의 로브 끝자락을 잠시 손가락에 걸어보다 좀 더 든든히 여미고서 공작부인은 공작을 바라보았다. 순수하게 궁금함만이 담긴 눈동자를 굳게 들여다보며 공작부인은 덤덤하게 말했다.

"간통을 하였습니다."

그의 말을 선뜻 이해하지 못한 공작은 그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얼굴로 단어가 되지 못한 공기를 뱉으며 입만 벙긋거렸다. 공작부인은 여전히 평이한 어조로 말을 덧붙였다.

"신열이 있고서 하루 사이의 일이니 포태하였을 것입니다."

"부인 말씀처럼 그 일이 그렇게 맞추어 되는 일이..."

선대의 작위를 이어가기 이전에는 의학을 업으로 삼았던 공작이 반사적으로 의문을 지적하려고 하다가 금방 입을 다물었다. 저 바깥의 고요한 하늘만큼이나 속내를 알 수 없는 부인의 눈동자에 바쁘게 깜빡이던 공작의 눈 또한 차차 가라앉더니 이윽고 그 역시 진중한 낯을 하였다. 애초에 범인(凡人)들과 다르게 부인의 기질이 특별한 탓에도 그가 섣부른 말을 남길 리는 없었지만 그런 그가 이렇게 확신을 가지는 것은 보다 선연한 까닭이 있을 터였다. 공작은 부인의 메마른 손을 조심히 잡아 제 침대가로 이끌어 앉혔다.

"저... 어디 불편한 곳은 없소?"

공작이 몇 번 말을 헤매다가 겨우 질문하자 공작부인은 잡힌 손을 매섭게 빼내며 공작의 순한 낯을 노려보았다.

"말을 분명하게 들으신 겁니까?"

공작부인은 자신이 섬기지 않는 이의 자비를 받은 기사처럼 명예가 실추된 듯 노한 기색으로 쌀쌀맞게 말했다. 가문을 이을 순서에 가깝지 않던 귀족 의원 나부랭이를 사지에서 건져내어 지금의 자리에 올린 이후 남자가 자신에게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음은 알았지만 이것은 예의와 공손, 지은(知恩)함 따위와는 다른 문제였다. 물론 공작부인은 퀴퀴한 성서에 나온 부부의 신실한 애정도, 음유시인들이 바람결에 읊는 달콤한 정열도 썩 알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어쨌든 남편이라는 위치에 있는 작자가 취할 언행이 이런 유의 것이 아님은 알았다. 공작부인은 자신의 남편이 숫기는 없을지라도 반푼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음으로.

"까닭도 죄도 묻지 않으십니까? 공께서 지금 당장 저를 이 성 밖으로 내쳐도 이 도시의 주교는 토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공작부인은 파랗게 분노를 태우며 주먹을 꼭 쥐었다. 공작은 애매하게 눈썹을 찌푸리며 주위를 하얗게 얼릴 것만 같은 부인의 노여움을 찰나 바라보았다. 공작의 마음속에 분노가 아주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이 되겠지만 자신이 믿고 따르는 이가 선택한 사람이 자신이 될 수 없는 것을 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님은 자명했기에 공작은 그 뻔한 것을 구태여 말로 뱉어내지 않았다. 어쨌거나 그와 자신은 예언대로 저 하늘에서 내려온 이가 자신들이 그 어느 역사에서도 알지 못했던 힘을 휘두르며 단 둘만으로 '엘'이라는 새로운 왕조를 탄생시키는 장면을 보지 않았던가. 더불어 세계에는 끝이 고해졌지만 그런 수 십, 수 백의 끝이 이미 이 항구도시에는 도사리고 있었다. 부가 움직이는 도시란 작위만으로는 질서를 가질 수 없었음으로.

"성주이시여."

쓴 입매를 다잡으며 공작은 편안한 휴식의 자리에 마저 꼿꼿하게 앉아 있는 그 앞으로 가 기사의 예를 취하듯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직 속에 있는 어느 말 하나도 내어주지 않으려 굳게 쥐어진 주먹을 보며 공작은 공작부인의 옷자락을 잡고서 그의 무릎 위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당신께서 핏줄 문제에 항상 조심스러웠던 것을 압니다. 내가... 웨인이, 이 고담이라는 도시에서 어떻게 되었는지를 당사자였던 나보다도 이해했던 당신이었으니까요."

"그대의 후계는 내 껍데기를 두른 이방인의 씨앗입니다."

"당신의 피를 보호할 갑주를 두른 웨인의 자손이지요."

하, 하고 코웃음처럼 혹은 탄식처럼 숨을 뱉은 공작부인은 눈앞에 있는 사내를 갈가리 찢어 형체를 볼 수 없었으면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그 위로 깊은 장막을 두르고 영영 자신만이 간직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공작부인은 신랄하게 내뱉었다.

"그대는 팔푼이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나에게 이렇게 귀띔을 해 주신 거지요? 모자란 나를 속일 수 있지만 당신의 남편인 나에게 고하기 위해서요."

어느새 느슨해진 부인의 주먹을 보고 공작은 빠르게 제 손을 곁들여 차갑고 뻣뻣한 손가락을 마주 걸어왔다. 마찬가지로 긴장하고 있었던지 손이 평소보다 미지근한 남자의 손을 조금 꼬집으면서도 공작부인은 제 손을 그의 위에 담았다.

"그 것밖에는 알지 못하겠습니까?"

"네?"

거의 꺼져가는 촛불을 등에 지고 여자는 빙긋 은밀하게 웃었다. 남자는 눈을 깜빡하며 의아해하다가 제 손목 안쪽을 타고 간질이는 여자의 움직임에 낯이 금방 발갛게 물들고 말았다. 여자가 허리를 내리며 앉은 자세인 남자의 이마 앞으로 제 아미를 가까이 하자 두 사람 사이에 나직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남자는 그 속에서도 여자의 눈이 새벽의 어린 달처럼 장난스레 웃는 것을 보았다.

"지금 나를 안아주시겠습니까?"

그리고 남자가 뱉은 익어가는 숨을 여자가 황급히 훔쳐가는 것이다.

 

 

아홉의 달이 지나고 의원이 웨인 성을 찾아 왔다. 공작이 의원으로 있을 적 신세를 졌었던 톰킨스가 산파를 자처하여 방문해주었다. 기어코 태어난 반신이 첫 빛과 공기에 놀라 앙앙 울음을 터뜨렸을 때 물기가 남아 아직은 쭈글쭈글한 아기의 불은 얼굴을 보며 공작부인은 기진맥진한 중에도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아비를, 닮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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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가 너무 아름다웠고, [마이로드] 한 마디에 숨이 멎는 줄 알았지만 조엘의 'Mistake'에 뭐가 씨게 눌린 사람처럼 써버리고 말았네요. 이나저나 바람직하지 못한 관계인 것은 그대로지만 마사의 지위도 있고 조엘도 왕(?)의 위치인데 이게 단순히 감정적인 실수로 기인한 일일까, 마사에게는 뭔가 다른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썼습니다.

글에서는 공작과 공작부인이라고 웨인부부를 표현했지만 사실 1편만 보고서 저는 이 세계관의 지위들을 잘 모르겠어요. 마이로드에 두근하기는 했는데 얘네가 진짜 왕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강성한 가문으로 자리한건가 싶기도 하고... 처음에는 웨인도 왕가이고 엘이 이런 왕가들을 통솔하는 제국? 그런 것도 생각은 했는데 >브루스는 영주다< 이게 너무 강해섴ㅋㅋㅋㅋㅋ 공작으로 얼버무려 보았습니다. 여러분 원어로 된 이슈 한 번만 보고 우와아아하며 글을 쓰면 이런 설정붕괴가 일어납니다. 그치만 조금이라도 빨리(?) 호로롭 쓰고 싶었고...👉👈

브루스가 사생아로 불리는 것 부터 뭔가 이미 혼외의 이유로 낳은 자식이라는 암암리한 소문이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일단 브루스가 조엘이 말하기 전까지 그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에서 그냥 엘가에 빌붙은 고아..? 라는 의미에서 사생아라고 비아냥 당하는 거라면 쪽으로 멋대로 사전적 의미 파괴한 설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칼엘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설정치고 예전 리런치 때 지구 2였나요? 그 때의 설정보다도 막역한 느낌보다도 어딘가 벽을 사이에 두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혹시 마사가 브루스를 철저히 웨인가의 후계로 키우기 위해 오히려 엘에게는 깍듯하게 주종의 관계로 대해야한다고 교육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보았구요. 또 이 세계관에서 로빈들로 브루스의 세력? 믿을 수 있는 이들로 구성된 팀?이 있는 것도 그렇구요. 어차피 이제 2편부터해서 이어지는 이슈들을 보면 땅을 파고들고 후회하며 부끄러워서 글을 묻어버리고 싶어질테니만은요.(머쓱)

제목은 그냥 Mistake를 이용한 말장난이고... 원어의 의미나 문법 그런거 전혀 1도 신경안쓰고 지었습니다. 헤헤... 아 그치만 모국어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저인데 외국어라고 잘하겠나요??(적반하장)<<

사실 제가 보고 싶어서 쓰기는 했는데... 부끄러움에 제 글을 다시 못볼 것 같다는 것이 너무나 슬픕니댜ㅇ<-<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덕도 있었구나...하는 감각으로만 가벼이 넘겨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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